192 / 462

아리랑치기

정성욱2026.03.31조회 35

아리랑 이라는 주제를 마주 했을 때. 우리 민족의 가장 뼈아픈 애환인 수탈의 역사를 뒷골목의 비열한 범죄인 아리랑치기(취객의 금품을 터는 행위)로 재해석했습니다. 전통적인 아리랑이 고개를 넘어가는 슬픔의 노래라면, 본 작품의 아리랑은 남의 고개를 함부로 넘보는 자들을 향한 노래입니다. 차가운 흑백의 먹물은 암울했던 시대상과 야비한 도둑의 그림자를 상징하며, 피 흘리며 지켜낸 역사와 영토 그리고 억눌린 분노를 상징합니다. 힘없이 당하는 줄 알았던 먹물들이 후반부에 호랑이의 형태와 거대한 손으로 변해 도둑의 발목을 낚아채는 클라이맥스를 통해, 결코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살아있는 얼을 날것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