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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피는 날에

최소영2026.04.04조회 27

한 할머니가 버스에 앉아있습니다. 할머니는 외국에 사는 딸에게 택배를 보내러 우체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무릎 위에 상자를 올려놓고 창밖을 바라보며 작게 아리랑을 흥얼거립니다. 버스 창밖으로 무궁화가 스쳐지나가는 순간, 기억이 스며듭니다. 마당 흙바닥에 앉아 놀던 한복 입은 딸 시장 골목에서 꼭 잡았던 작은 손 들판 가득 피어난 무궁화 사이를 함께 걷던 여름날. 딸은 할머니의 꿈입니다. 하늘에 비행기 한 줄기 선이 그어지고 딸은 떠났습니다. 택배 상자 하나에 말 못한 마음을 담아, 오늘도 보냅니다. 무궁화가 피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