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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데뷰(ARIRANGDÉVU).

김보금2026.04.04조회 24

1896년, 미국인 교육자 호머 헐버트 박사는 입으로만 전해지던 아리랑을 처음으로 악보에 옮겼습니다. 그로부터 130년이 지난 지금, 이 공모전은 그 기록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자리입니다. 이 영상은 그 물음에 대한 저의 작은 대답입니다. 아리랑은 오래된 노래입니다. 수백 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에게 전해져 왔지만, 정작 지금 이 시대에 아리랑을 즐겨듣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영상은 그렇게 시간의 뒤편으로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가지만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는 것들이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희망을 주고, 단순한 희망을 넘어 따뜻한 도움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개학을 앞둔 초등학교의 외벽에 누군가 이유없이 낙서를 해놨습니다. 마치 이유없이 악플을 다는 악플러들처럼 말이죠. 걱정하는 이 학교의 교사인 남자(처음 등장하는 인물)의 앞에 요즘 세대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카세트 플레이어와 그 안에 들어있는 '아리랑' 테이프가 등장합니다. 그 두 개가 모두 이제는 아무도 안찾는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홀린듯이 재생버튼을 누르자 그의 앞에 한복을 입은 인물 "아리"와 그 곁을 지키는 "랑"이 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등장합니다. 랑은 우리나라 전통 상상의 동물 '해태'에서 모티브를 얻은 아리의 애완동물로 '정의를 지키는 영물' 답게 불의를 보고 넘길 수 없는 지금 이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존재입니다. 잊혀가는 노래, 사라져가는 물건, 신화 속 동물까지. 이 영상 안의 것들은 모두 시간의 저편에 속한 존재들입니다. 그런 존재들이 모두 돌아와 누군가의 기억 한 켠에 다시 기억되고 오래 남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젠 어른이 된 우리들의 어린 시절 등굣길에 스쳐 지나던 담벼락 풍경처럼. 지금 시작하는 어린 세대들에게도 대단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것들로 말이죠. 영상제목 풀이 - 아리랑데뷰(ARIRANGDÉVU)" 1. 아리랑+랑데뷰(Rendez-vous·재회): 잊혀진 아리랑과의 우연한 재회. 2. 아리랑+데뷔(Début·새출발): 아리랑의 새로운 시작.